강원도 홍천 겨울여행 중 알게 된 홍천강변의 조그만 양조장, 양조장 건물의 흰색과 멀리보이는 설산의 배경이 한폭의 풍경화 같다.
규모는 적지만, 술맛으로는 홍천에서 꽤 유명한 양조장이라고 한다. 지하 150m 천연 암반수로 술을 빚어, 자연탄산과 어우러진 청량감이 최고라고 한다.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아름다운 풍경, 좋은 재료 그리고 지극 정성으로 빚는 술 – – – 상상이 간다.
양조장앞에본 바라본 홍천강이다. 정말 멋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의 배경이 이런 곳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이런 풍경을 바라보면서 막걸리 한잔 – – – 캬 !!
양조장 근처에 있는 홍천의 명산 ‘팔봉산’, 눈에 덮인 봉우리와 너울치는 산 줄기의 모습이 장관이다. 어느 화랑에서 보았던 멋진 설산의 수묵화가 떠오른다.
마음씨 좋게 생긴 사장님이 마셔보라고 주신 팔봉산 생 막걸리를 마셔볼 시간. 용량은 사장님의 후한 인심만큼이나 큰 1,700ml 이다. 사장님 말씀이 "원래 막걸리의 제철은 겨울이야. 그래서 술꾼들은 겨울에 막걸리를 먹어"라고 하신다. 그런데 막걸리에게 겨울은 비수기 라고 한다.
오늘 팔봉산 생 막걸리의 단짝 안주는 삼겹살두부김치이다. 팔봉산 생 막걸리의 풍부한 산미, 기분좋은 달달함과 잘 어울린다.
팔봉산 생 막걸리의 라벨은 얇은 금색 바탕에 팔봉산 , 소나무 옆 초가집 그림이 붓으로 그려져 있다. 한편의 고풍스러운 동양화다.
빛깔은 쌀과 소맥분을 반반씩 섞어 빚어서인지, 은은한 노란빛이 감도는 초유같은 색이다. 한잔 들이켰을때, 혀에서 느껴지는 기분 좋은 신맛, 달달한 감칠맛, 그리고 목넘김에서 밀려오는 시원한 청량감 – – – – 진짜 좋다.
‘막걸리의 제철은 겨울이다.’ 라고 하신 사장님 말씀이 다시 한번 생각난다. 날이 추울 때 막걸리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이것은 저온에서 천천이 익어가는 술이 깊은 맛이나 은은한 향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처럼 유난히 추운 겨울, 홍천 팔봉산 생막걸리가 나를 진정한 술꾼으로 인도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