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추워도 너 ~ 무 춥다. 27년 만의 최고 한파라고 한다. 따뜻한 남쪽이 그립다.
그래서 피한(?)을 가기로 했다. 겨울에도 눈이 좀처럼 오지 않는 부모님이 계시는 전남 고흥으로
내려가는 길에 들린 간이 휴게소 뒤편 눈밭 – – – – 갑자기 일본 멜로 영화 ‘러브레터’의 한 장면이 연상된다. " 오깽끼 데쓰까 !"
겨울이 제철인 굴을 사려고 시골 5일장 어물전에 들렀다. 앉아 장사하시는 분 모습을 보니, 예전에 여기에서 일 하셨던 어머님 모습이 떠 오른다. 자식들 위해 비가오나, 눈이오나, 생선 비린내 맡으시면서 – – – -
올해, 2013년에는 장사가 정말 잘 되었으면 한다.
시장상인들의 점심, 남도 음식의 푸짐함을 느낄수 있다. 전라도 말 ‘ 밥심'(밥의 힘)으로 일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공기 1그릇에 밥은 2공기다.
남도 인심의 진수다. 시장통 허름한 중국집에서 먹은 해물짬뽕, 짬뽕이 아니다. 해물탕이지 – – – – 면은 어디있니?
차 주유하다, 주유소 사장님의 소개로 알게된 시골 막걸리 양조장이다. 원래 흑 마늘 제품 전문 생산업체라고 한다. 사장님께서 몸에 좋은 마늘을 대중화 시킬 방법을 찾으시다가, 막걸리를 생산하게 되었다고 한다.
고흥 유명 특산물인 초영마늘이 들어가서, 정말 몸에 좋다고" 특히, 남자들에게 좋다"고 반복 강조하신다. 식품공장이라 그런지 참 깨끗하다.
양조장 근처 팽나무 군락과 뻥 뚤린 푸른 겨울 하늘의 모습이 마치 한 폭의 풍경화다. 멋진 풍경속에서 익고 있는 술이라 – – – – ,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다.
경이 양조장 사장님께서 시음해보라고 주신 막걸리다. ‘어우동 흑마늘 막걸리’ – – – – 어우동, 검정색, 마늘, 막걸리, 연상되는 단어들이 묘한(?) 앙상블이다.
오늘 메인 안주는 ‘굴파래 전골’이다. 고흥 굴은 전국에서도 맛이 으뜸이다. 특히, 겨울에 먹는 굴은 알이 탱글탱글하고 싱싱하여 겨울 보약 이라고 한다. 어우동 흑마늘 막걸리의 묵직하면서, 흑마늘 특유의 달콤 씁쓸한 맛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술 빛깔은 흑 마늘이 들어가서인지, 얇지만 기분좋은 초코릿색이다. 한 모금 했을때, 자연탄산이 만들어내는 청량감이 너무 좋다. 첫 맛의 묵직함에 비해 목넘김은 편하다. 그래서 여성분들도 좋아 할 것 같다.
더덕, 구기자, 오미자, 옥수수, 황기, 밤, 산삼, 마, 상황버섯 등등 많은 기능성 막걸리들이 현재 시판 되고 있다. 지역 유명특산물과 막걸리의 조합은 지역 농가소득 증대와 지역특산물 홍보의 좋은 수단이다.
그런 막걸리 일수록 사명감같은 소명의식이나 책임감이 따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경이식품의 ‘어우동흑마늘막걸리’는 그런 종류의 책임에서 자유로울수 있을 것 같다.